최종 면접을 본 기업으로부터 불합격 통지를 받은 사람들은 먼저 기대에 대한 좌절로 인해 실망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실망감과 함께 분노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하필 나야? 글쎄요, 왜 하필 내가 떨어진 걸까요?
더 기가 막힌 건 내 옆의 면접자는 나보다 말도 더 못하고 전공지식도 부족해 보였는데, 바로 그 사람이, 내가 저 사람보다는 면접을 잘 봤다고 생각했던, 그런 사람도 합격자 명단에 있다면? 나를 떨어뜨린 기업과 그 기업의 면접관들이 정말 처절하게 싫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밀려오는 감정이 분노죠.
네가 뭔데 나를 평가해? 그것도 저평가를? 그러게요, 대체 내가 왜 저평가를 당한 것일까요? 스펙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 온 시간들이 억울해지는 순간이죠?
동아제약은 1959년 공채 1기 때부터 2011년 현재까지, 입사지원서를 지원자가 직접 동아제약 지점이나 본사에 가서 가져다가, 워드 절대 안 되고, 그것도 한자로 자기소개서를 손으로 직접 써서 내게 하는 과정을 고수하고 있답니다. 최첨단 21세기에 살면서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열정과 성의가 지원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회사에서 생각한다면 그것이 기준인 거죠. 지원자들이 가타부타 따지고 갑론을박 논쟁할 거리가 아닌 겁니다.
인사담당자들의 70~80%가 ‘스펙보다는 포부와 인성, 열정 등을 더 크게 평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물론 최근 지원자들의 스펙이 고르게 높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생기기도 한 것이지만, 실상은 그만큼 회사가 필요로 하는 포부, 열정, 인성을 갖춘 사람이 드물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인재들이 많다면 굳이 인사담당자들이 중요한 요소로 다루지 않을 테니까요.
동일한 맥락에서 인사담당자들이 자기소개서 항목 중 가장 유심히 보는 것도 지원동기(44.5%), 성격의 장단점(25.4%), 입사 후 포부(16.1%) 순이라고 하는군요. 즉, 회사를 통한 나의 발전 도모가 가장 중요한 지향점이란 얘기입니다. 정리하면 바로 이것, “회사의 가치와 동반성장할 인재”를 구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면접에서도 지원자들의 ‘포부, 인성, 열정’이 중요하기에 이를 보기 위한 기업들의 면접 전형도 다양하게 진화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러면 다시, 왜 나를 떨어뜨리셨나요?
그래요, 내가 취업을 위한 취업을 하고 있다는 태도가 면접관에게 전달이 된 것입니다. 나는 이 회사를 내가 취직할 기업으로만 생각할 뿐이고, 여기보다 더 조건 좋은 데서 날 부르면 당연히 뒤도 안 돌아보고 칼같이 돌아설 것이며, 여러 군데 면접 보고 다니다 보면 어디든 하나는 걸릴 텐데 이곳은 그 하나에 해당될 뿐이란, 그와 같은 태도가 나도 모르게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내가 면접관이라도, 꼭 우리 회사가 아니어도 좋을 사람보다는 반드시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뽑지 않겠습니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스펙이면, 아니 스펙이 조금 부족해도 그런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겠어요?
면접은 프러포즈라고 했죠?
당신이라면, 너 아니어도 조건만 맞으면 다른 사람과 결혼해도 돼, 하는 사람을 동반자로 삼고 싶겠습니까? 맞습니다. 난 꼭 너여야 해, 왜냐면 너의 성장 속에서 나도 발전할 자신이 있으니까, 이런 사람이 동반자의 자격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동반자의 자격을 갖추고 면접에 임했는지 새삼 한번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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