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취업

많은 입사지원자가 있지만, 면접관 입장에서는 저 지원자가 굳이 우리 회사에 지원하려는 이유도 뭔지 모르겠다. 애사심, 직무에 대한 열정은 고사하고 그나마 그 중에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는 직원이라도 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자기소개서에서 회사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서류는 서류 심사단계에서 모두 탈락시키기도 했지만, 면접을 봐도 도대체 지원자의 속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면접장에 여행 가방을 끌고 들어온 지원자가 있었다. 그는 약간 부끄럽고 어색한 듯 표정을 지으며 면접관에게 물었다.

가방 안에는 지난 일 년 간 그가 직접 기록하고, 스캔하고, 정리한 십 수권의 자료 파일들이 포함된 포트폴리오가 들어있었다. 입사서류에 기재했던 다양한 취업준비 활동들에 대한 이미지와 설명, 지원회사에 대한 재무 분석, 업종의 최신 동향, 지원자 개인의 신상, 지원업무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자료, 지원회사에 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분석자료 등이 들어 있었다. 급조된 것이 아닌, 누가 봐도 오랜 시간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만약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들고 온 지원자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들까? 어쩌면 유난을 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는 ‘매우’ 열정적인 지원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와 지원업무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치밀하게 정리된 회사/지원업무 관련 포트폴리오가 이를 증명한다. 만약 지원자가 오피스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구사해야하는 업종의 지원자라면 포트폴리오를 통해 본인의 오피스 활용역량을 어필할 수도 있다.

물론 지원자가 보는 실무와 현장 실무자가 보는 실무는 매우 다르다 할지라도, 실무는 어차피 입사하면 새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다만, 실무를 받아들일 ‘자세와 태도’를 채용 전 단계에서 제대로 검증해야 하는데, 이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포트폴리오는 면접관에게 ‘자세와 태도를 가진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제대로 준비된 포트폴리오라면 ‘채용공고’에 임박해서 벼락치기 하듯 준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포트폴리오는 면접에서 지원자의 열정을 ‘증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면접에서 활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지원자가 희망 회사와 관심업무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실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사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이력이나 경력 또는 실력 등을 알아볼 수 있도록 자신이 과거에 만든 작품이나 관련 내용 등을 모아 놓은 작품집으로, 실기와 관련된 경력증명서이기 때문에 디자인, 예술 계통 구직자들이 주로 만들어왔다. 이를 ‘실기와 관련이 없는’ 다른 계통에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구직자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기’와 무관한 전공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몇 가지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 A.개인사항(가족사항, 학력사항, 역경극복사례, 비전선언문, 취미, 특기 등) / B.회사사항 (회사에 대한 나의 관심을 드러낼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사, 자료 등) / C.직무능력사항 (지원직무와 관련된 경력, 교육, 학습한 내용 등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 혹은 스토리) / D.증빙자료 등등 테마로 큰 목차와 세부목차를 구성한다.

4. 많은 글을 기술하기보다 이미지를 활용하여 임팩트 있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미지의 각인력은 활자를 압도한다. (따라서 파워포인트로 작성하는 것이 유리함)

5. 포트폴리오 제작의 마무리는 인쇄와 제본이다. 인쇄소에 가면, 사업제안서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고급 복사용지가 있다. 비즈니스에서 활용되는 종이에 컬러레이저프린터를 사용하여 인쇄를 하되, 마지막 제본 단계까지 신경을 쓴다.

6. 포트폴리오가 완성된 이후에도 핸드폰의 촬영기능을 활용하여 일상 중에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사건’을 놓치지 말고 스케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