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칼럼을 시작하기 이전에 한 가지 확실하게 해둘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구라와 포장 사이에서 여러분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fact를 기업 정보에 맞게 적절하게 바꿔보자는 것이지 없는 이야기를 지어서 fact 자체를 변형시키자는 목적이 절대로 아닙니다. 구라라는 단어는 학생들이 붙여준 이름으로 어감도 재미있고 최근 이 이름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도 있고 해서 그대로 활용하고 있음을 미리 알리는 바입니다…^^;;
아무튼 자신의 이야기를 포장하는데 다소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꽤 있는데 자신을 기만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자는 의도가 더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또 최근 대기업의 자기 소개서 항목은 순수한 에피소드를 그대로 활용해서는 대응이 어렵게 구성이 되어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죠. 우리의 1차 목표는 서류 전형 합격이니까요.
다음 샘플을 보시죠. 이 지원자는 성실과 책임감이라는 인재상에 다음의 내용을 적용하였습니다.
-청소년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 청소년 여름 캠프에서 보조 교사로 활동하였습니다. 저는 레크리에이션 중에서 아침 체조를 보조하였는데 원래 율동에 자신이 없던 저는 지인들에게 율동을 배워서 청소년들에게 좋은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그저 주어진 일만을 해냈을 뿐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성실하거나 책임감이 강하다는 방향으로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해냈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만약에 이 지원자가 캠프에 참가하기 전에 사고를 당해서 팔이 한쪽 골절되거나 다리가 불편한 상황에서 위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였다면 그건 좀 말이 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어진 임무를 끝까지 완료했다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원자가 작성한 수준은 어떤 누구라도 해낼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감흥을 주기 어렵습니다. 원래 율동에 자신이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부족하구요. 그래서 상황을 조금 변형시켜서 다음과 같이 포장하였습니다.
-청소년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 청소년 여름 캠프에서 보조 교사로 활동하였습니다. 저는 레크리에이션을 보조하였는데 아무래도 기본적인 프로그램 만으로는 짧은 기간 내에 학생들의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였고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아침 체조를 제안하였습니다. 원래 율동에 자신이 없던 저는 지인들에게 율동을 배워서 청소년들에게 좋은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유도할 수 있는 동작을 많이 활용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성실하다는 것과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을 보다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지원자는 사회성을 기른다는 것에 착안하여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유도할 수 있는 아침 체조를 고안했다고 내용을 포장했는데 이 부분은 창의성을 발휘한 경험에도 적용할 수 있어서 다른 기업의 자기 소개서 항목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죠. 또 열정을 보인 경험이나 성공한 경험 등의 항목에도 대응이 가능한 정도로 수정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항목에 적용하는 것이 더 좋은지를 고민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적절하게 포장이 가능합니다.
-유럽 여행 시에 귀사의 해외 법인에 근무하는 친척 형이 귀사를 구경시켜준다고 부른 적이 있습니다. 돈을 주고도 볼 수 없을 정도의 굉장한 광경이었습니다.
이 지원자는 유럽 여행 당시에는 지금 귀사라고 부르는 회사에 지원할 뜻이 없었습니다. 그저 해외 법인에 근무하는 친척 형이 불러서 회사를 구경했을 뿐입니다. 지금에 와서야 지원자는 이 회사를 지원하려고 마음먹었고 그때의 경험을 활용하기로 결정하였지만 포장이 덜 되어서 어떤 항목에도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포장해보았습니다.
-유럽 여행 시에 귀사의 해외 법인에 근무하는 친척 형을 떠올렸고 곧장 전화로 연락하였습니다. 바쁜 일정과 보안 문제 등으로 어렵다는 친척 형을 조르고 졸라서 일반인에게 공개될 수 있는 만큼이라도 귀사를 구경해보고 싶다고 부탁하였습니다. 돈을 주고도 볼 수 없을 정도의 굉장한 광경이었습니다. 또한 귀사에 입사하고자 하는 저의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에피소드를 현재 본인이 지원하는 상황에 확실하게 도움이 되도록 포장하였습니다. 나는 별 뜻이 없었는데 친척 형이 불러서 회사 구경을 시켜주었다는 내용에는 본인의 관심이나 열정이 전혀 보이지 않죠. 따라서 이 부분을 자신이 먼저 주도했다는 내용으로 포장하여 확실한 관심을 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지원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는 식으로 마무리하여 동기 항목에 어울리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냈습니다.
단, 위와 같은 포장법을 활용할 때 에피소드의 기본이 되는 fact는 건드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그야말로 거짓으로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어색한 에피소드가 탄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읽어보는 사람이 쉽게 확인하지 못할 만한 부분을 위주로 포장을 해야 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에피소드가 충분한 impact를 전달해주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순수한 에피소드만으로 항목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면 확실하게 위와 같은 포장법이 잘 먹힐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너무 순수한 에피소드만으로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선 올리고 내리고 법칙을 활용하여 전체적인 impact를 끌어올려본 후에도 충분하지 않다면 에피소드의 전체적인 구성을 위와 같이 포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구라와 포장 사이에서 고민하지 말구요.
출처: 해커스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