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청년들의 취업문제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구직자와 기업사이의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회사 왜 들어가려고 그래요?

한 대학교의 강의에서 내가 학생들에게 한 질문이다.

너무 갑작스럽고 황당한 질문이어서 그런지 다들 멈칫하는 듯하더니, 이내 ‘돈을 벌기 위해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등의 다양한 답변들을 내 놓았다.

이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꿈꿔서 온 학생 있나요?

나의 두 번째 질문이다. 물론 있을 수 있다. 개개인의 차이로 정말 이 학교에 지원하는 것도 자신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그렇기에 이 학교에 입학한 것이 상당한 성취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성적에 맞춰 진학을 한다. 물론 학과 선택도 마찬가지이다. 성적에 맞춰, 또는 취업이 잘 될 것 같은 학과를 뒤늦게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의고사를 보면 항상 연세대, 고려대는 안정권이었고,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말도 안 되는 사고때문에 시험을 망쳐서 생각지도 못한 지방국립대에 진학을 했고, 학과선택 역시 친구따라 했었다.

내가 들어가려는 회사의 선택은 다를까?

단언컨대, 결코 많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대학진학보다는 조금 더 심사숙고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도 결국 대학교 졸업 시 스펙이나 대외활동 등의 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회사의 간판이 쉽게 바뀐다.

그리고는 차선책이 된 회사를 마치 원래부터 입사하고 싶었던 것 마냥,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바꾸어 도전하는 위선적인 행태를 저지르곤 한다.

고등학교 진학, 대학교 진학, 전공 선택 때 했던 실수들을 거듭 저지르는 꼴이 된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한다고 이야기한 지,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 회사에 취직해야 한다는 막연한 인식도 변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왜 회사에 취직하려는가?‘이다.

모두 알다시피, 인생 100세 시대이다. 혹자의 말처럼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시대의 회사들이 보장해 주는 최고 정년은 60세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것 조차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더 이상 회사가 개인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 시대이다.

정년 퇴임하고 나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인가?

그 동안 모아 놓은 경제력이나, 경력을 기준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을 맞추어 결정할 것인가?

안타까운 것은 그것마저도 그 때에는 의미없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는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늦게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여러가지 공포상황으로 자극을 주곤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환갑이 지나서도 내 자녀의 등록금 마련하다가 등골 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이제 나에게는 아무런 충격요법이 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최근 작은 아버지로부터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비슷한 맥락이긴 하지만, 작은 아버지의 접근법은 달랐다.

"니 자식이 누구 닮았겠냐? 너 닮았겠지? 그럼 너처럼 지금 니 나이까지 결혼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 아마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을 걸?"

인생 100세 시대가 도래할 수록, 우리가 그랬듯 우리의 자녀도 경제적 독립의 시기는 점점 늦어질 것이고 정년까지 우리가 모아놓은 경제력은 오롯이 우리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경력 또한 마찬가지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준비하지 않은 경력들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취급받기 쉽다.

오히려 그 경력때문에 역경이 올 가능성 역시 크다.

어떤 회사에 들어가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안에서 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누락된 진로선택은 본인 스스로 비극적 결말을 선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본질은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

우리 부모님들이 청년시절 당신들의 꿈을 포기하고, 우리의 진로에만 매달려 있다고, 우리 역시 그것을 대물림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것이 나에게도, 그리고 부모님에게도 바른 선택이라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런 투정도 이제는 결말을 낼 때이다. 언제까지 선택을 뒤로만 미루고 있을 것인가?

출처: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