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게 될 회사는 어느 곳에 있으려나, 회사 찾아 삼만 리, 오늘도 열심히 구인광고 사이트를 정독한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구인광고를 보고 면접 연락이 와서 조금씩 다니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기도 한다. 처음에는 달콤한 취업 공고에 홀리듯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보냈고 막상 면접을 보고 나면 크게 실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취업에 성공했는데도 금세 그만두는 경우도 꽤 있었다. 취업 공고에 등장하는 단골 문구 중에는 숨은 속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100% 그렇진 않겠지만 슬프게도 공감되는 취업 공고 해설판을 살펴보자.

급여 협의
사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급여는 중요도 1순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 훌륭한 복지, 관심 있는 직무라도 돈을 조금 준다면 고려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는 최저시급이라도 받을 수 있기에 근무 시간을 확인하면 대략적인 월급이 계산이 되는데 아르바이트가 아닌 계약직이나 정규직의 경우 ‘급여 협의’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면 도저히 예상할 수가 없다. 그런데 보통 이렇게 면접 후 급여 협의라고 적혀 있는 경우에는 차마 사이트에 명시하기에도 민망한 액수라 전화하거나 실제 면접 후 알려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상시 모집
일반 구직자가 상시 모집이라는 문구를 봤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고 기회가 많은 직장이라고도 예상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시 모집이라는 문구가 있을 때는 수시로 결원이 생기는 직장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티오가 잘 나지 않는 직장에서는 절대로 상시 모집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여가 적거나 제날짜에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월급에 비해 업무의 강도가 말도 안 되게 센 경우 등 다양한 악조건에 의해 수시로 빈자리가 생길 수 있다.

시간 조절 및 재택근무 가능
근로기준법에 의한 법정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업무하는 시간을 편하게 조절해주겠다던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얘기는 결국 당신의 편의를 잘 봐주고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니 월급은 깎아서 준다는 말로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시간 조절이라는 문구에서 출·퇴근 시간이 조절 가능한 탄력 근무인지 아니면 법정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자라면 법정근로시간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후자인 경우에는 근로시간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월급에서 여러 명목으로 빠질 것이 많다.

성격 좋으신 분
취업 공고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대신 성격 좋으신 분, 성실하게 일해주실 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분 등 인성을 강조하는 문구 역시 단골로 등장한다. 보통 이런 문구를 보면 정이 있는 분위기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조금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급여는 적어도 강도 센 업무와 야근까지 불사르며 많은 업무량을 별 불만 없이 묵묵히 해낼 수 있는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50세
요새는 100세 시대니 일할 수 있는 연령의 범위가 확대됐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시한 업무를 처리하고 생산적인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나이는 20대부터 50대 중반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 때문에 20대에서 50대 사이의 직원을 채용한다는 얘기는 결국 일할 수 있는 나이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다. 청소년 근로의 근로 기준은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50대 중반 이상을 직원으로 채용하기에는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는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 같은 분위기
회사는 항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곳이다. 업무량이나 강도도 한몫 차지하겠지만 사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해결하거나 피하기도 어려워 꽤 높은 스트레스 지수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회사 분위기가 마치 가족 같은 분위기라니, 상상만 해도 얼마나 흐뭇하고 애틋한가! 하지만 실상은 가족처럼, 정말 가족처럼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니 웃으며 업무를 많이 주고 돈은 조금 주겠다는 뜻도 조금은 담겨 있다.

배우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
일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 당연히 배워야 한다. 아무리 전공 분야라고 하더라도 현실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수습기간을 두고 이 기간 동안 업무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익히는 것이다. 그런데 업무를 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업무 자체가 배우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경우가 있다. 직종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급여의 조건을 확인해보도록 하자. 말은 그럴싸하지만 사실은 돈을 따로 안 받는 대신 월급을 조금 주겠다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쉽고 간단한 업무
본인에게 특별히 기술이 있거나 경력이 있지 않을 땐 쉽고 간단한 업무라는 문구에 제일 먼저 눈이 가고 혹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초보자 환영이라는 말까지 덧붙여져 있다면 자신감이 더욱더 상승한다. 만약 돈에 상관없이 일을 해보고 싶다면 경험을 해보거나 경력을 쌓는 차원에서 추천하지만 초보자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단한 업무라면 매우 단순하거나 반복적인 일일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보수도 당연히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참조하자.

츨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