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취업

이제는 하루에 커피 한 잔의 시대가 왔다. 세계 7위 커피 소비국인 한국은 하루에 평균 1.4잔을 마신다. 커피를 한 번이라도 내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커피를 만들고 나면 찌꺼기가 많이 남는다. 서울시 커피 전문점에서만 버려지는 찌꺼기는 연간 5만여 톤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가 쓰레기라고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여 국내 연구진이 바이오 원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발상의 전환이다. 생활쓰레기를 에너지로 활용하면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 또한 바이오 원유보다 1.5배가량 높다고 한다.

쓰레기를 활용하여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만큼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세상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취업하면 '스펙'을 쌓는 것에 열중한다. 스펙 안에는 자격증, 대외활동, 어학 등이 있다. 우리는 스펙이라는 큰 박스 안에 갇혀 어쩌면 세상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스펙에 집착하는 것일까? 스펙이 높으면 정말 업무의 효율이 높을까? 물론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한 직무의 경우에는 업무에 당연히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직무인 기획, 마케팅, 경영지원 등에서는 어학 점수가 높다고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스펙은 측정의 하나의 도구로 활용되긴 한다. 예를 들어, 토익 점수 900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 학점도 4.0 이상 나오기 위해서는 학업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즉, 가지고 있는 스펙을 통해 이 사람의 성실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스펙이 높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기개발을 열심히 한다. 자기개발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열정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더 높은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에는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스펙이 높다고 무조건 일을 잘한다는 좁은 시각을 갖고 있으면 안 된다. 만약 스펙이 높은 것이 업무에서 무조건적으로 잘 한다면 좋은 기업은 서울대 졸업생부터 채워나갈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인사 담당자는 이런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취업에서 자주 나오는 면접 질문 중 하나는 인문학에 대한 부분이나 영감을 얻은 책에 대해 묻는 것이다. 혹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가장 최근에 본 뉴스는 무엇인지 물어본다. 이 모든 것들은 얼마나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세상이 변하면 그 안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의 움직임도 달라진다. 기업의 움직임을 예상하면 그 안에서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우리는 예상할 수 있다.

우리는 구조화된 삶 속에서 창의력을 잃는다. 사람들이 글을 쓰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마켓 컬리,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 등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들은 '세상'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 기술이 발달하며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통해 우리의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세상은 점점 창의력을 요구한다. 5G 시대가 열리며 킬러 콘텐츠로 게임과 영상물이 뜨거운 감자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스토리 작가 등 작가에 대한 대우도 날로 좋아지고 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도 세상에 빠르게 반응하고 창의력을 가진 인재를 원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제는 스펙이라는 작은 상자를 아래 두고 세상의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